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참으로 아는 것이다
이정원《서경》은 설명하기가 가장 어렵다. 오래된 경문(經文)으로는 《역경》, 《시경》, 《서경》만한 것이 없는데, 《역경》과 《시경》의 글은 모두 문왕(文王)의 시대에 기원하였다. 천 년 뒤에 정씨(鄭氏: 정현(鄭玄))가 《역경》을 주석하고 모씨(毛氏: 모형(毛亨)과 모장(毛萇))가 《시경》을 주석하였는데, 그 언어와 문장은 고금이 매우 달라 소리 값이 같다고 하여 바꿔 읽기도 하고 글자가 잘못되었는데 알지 못하기도 하였다. 그리도 또 천 년 뒤 송(宋)나라 학자들의 경우에는 한(漢)나라의 문자도 간혹 이해하지 못하였으니 더욱이 경문의 본뜻에 바로 부합하기를 어찌 바랄 수 있겠는가. 《서경》은 요순(堯舜) 시대에 기원하여 《역경》, 《시경》과는 또 천 년의 시대적 차이가 있고, 나는 또 송나라 학자들보다 5백년 뒤에 태어났으니, 내가 한나라와 송나라 학자들이 알아내지 못한 뜻을 함부로 헤아리려고 한다는 것은 분명 이치에 맞지 않을 것이다.
고전칼럼고전번역원의 한 과제, 오래된 번역물의 재검토
심경호금년 10월에는 여러 학회에서 졸고를 발표할 수 있었다. 안평대군, 강화학파 학안, 허균의 동악기행, 십삽경 주소의 번역, 탄허의 현토, 동아시아 목판 인쇄 등등. 그 가운데 십삼경 주소의 번역에 관한 졸문은 10월 12일 고전번역원 새 건물의 대강당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하였다. 이 세미나는 한국고전번역학회와 한국경학학회가 고전번역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것인데, 주제는 「한국 경부(經部) 번역의 현황과 전망」이었다. 한문고전에서 경부가 차지하는 위치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. 또 관련 번역물도 상당히 많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주제를 놓고 이날 여러 연구자들이 토론한 이유는, 번역은 매 시대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하고 또 온축된 연구성과를 반영해야 한다는 통념 때문일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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